상피세포 성장인자 (epidermal growth factor, EGF)가 방사선 피폭 이후에 혈액 생성 줄기세포의 회복을 가속화시켜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듀크 대학 의학부가 'Nature Medicine'에 발표한 이번 연구결과는 암 환자들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동시에, 더러운 폭탄 (dirty bombs)이라 불리는 방사선 성분이 포함된 무기나 핵 시설에 발생한 재난의 히생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GF는 미국의 생물학자인 Stanley Cohen이 처음 발견한 사이토카인(cytokine)의 일종으로 피부의 표면에 있는 EGF 수용체와 결합되어 새로운 세포의 생산을 촉진한다. Cohen은 EGF의 발견으로 1986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다.

EGF란 사람의 혈소판, 대식세포, 소변, 침, 혈액 중에서 발견되고 있다. 아미노산 53개로 구성된 EGF는 세포의 증식, 분화 생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GF는 생채 내에서 위장관 조직의 유지에 영향을 주며, 궤양의 치료, 위산 분비 저해, DNA 합성 촉진, 점막 보호 등의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EGF는 암 세호의 증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 EGF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는 여러 표적 항암제들이 개발되어 있다.

새로운 혈액 세포와 면역 세포들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는 조혈계 줄기세포들은 방사선 손상에 대하여 매우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이들 조혈계 줄기세포를 손상으로부터 보호하거나 손상 발생 이후에 재생을 촉진시키는 것은 골수 이식을 받는 환자들이나 지난 2011년의 일본의 대지진 후 방사선 유출을 경험한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골수에서 EGF가 다량 생산되도록 유전자 변형된 마우스를 이용하여 이번 연구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이 유전자 마우스는 방사선으로 인한 조혈계의 줄기세포의 손상으로부터 보호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구팀은 이러한 효과가 어떻게 발생하는 지에 대해서 의문을 갖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연구를 주도한 듀크대학 의학부 교수인 John Chute 박사는 "EGF가 조혈계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혈액 성분을 형성시키는 조혈기능을 촉진시킨다는 사실은 지금까지 알려진 적이 없었다. 그러나 우리 연구에서 EGF가 방사선 손상 발생 이후에 조혈계 줄기세포의 성장과 재생을 촉진시킨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하였다" 고 설명했다.

이번에 듀크대학의 연구팀은 Bak와 Bax 2종의 유전자들이 결실되도록 특별히 교배시킨 마우스를 이용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고 한다. 이들 유전자가 결실된 마우스들의 정상 마우스보다 EGF가 18배나 많이 생성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로 혈관이 내부를 감싸는 내피세포들의 사멸을 조절하는 동시에 조혈계 줄기 세포의 운명도 조절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이들 마우스의 혈관과 조혈계는 많은 양의 방사선에 피폭되어도 대조군의 마우스들과 비교하여 손상이 덜했으며 생존율은 많이 높았었다고 한다.

이어서 연구팀은 EGF가 실험실에서 배양되면서 방사선에 피폭시킨 골수의 줄기세포의 성장도 직접 활성화시키는지를 시험하였다. 여기서 연구팀은 EGF 처리 후에 조혈계 줄기세포들이 마우스들에 이식되고 재증식할 수 있도록 회복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음으로 듀크대학 연구팀은 3종의 서로 다른 세포 용액을 골수 이식을 받은 마우스에게 투여하였다. 첫 번째 그룹은 일반적인 골수 세포를, 두번째 그룹은 방사선 조사를 받고 EGF로 처리된 공여자로부터 얻은 골수 세포를, 세 번째 그룹은 방사선 조사를 받았지만 EGF 대신에 생리식염수로 처리된 공여자로부터 얻은 골수 세포를 이식하였다고 한다. 일반적인 골수 세포가 이식된 마우스들을 잘 정착되어 혈액 세포와 면역 세포가 생성되었다. 그러나 방사선 조사된 후에 EGF가 투여된 골수가 이식된 마우스들을 생리식염수가 투여된 골수가 이식된 마우스와 비교하여 골수세포의 정착 비율이 20배나 높았다고 한다.

추가 연구에서 EGF는 치사량의 방사선과 피폭된 마우스들의 생존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GF가 투여된 마우스들의 방사선 피폭 이후 생존율이 93%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여 생리식염수가 투여된 마우스들의 생존율은 53%에 불과했다고 한다. 또한 연구팀은 EGF가 방사선 피폭 이후에 줄기세포의 사멸을 촉발시키는 PUMA라는 단백질을 억제하는 형태로 이러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을 확인했다. Chute 박사는 "이제 우리는 줄기세포에서 방사선 손상 이후에 EGF가 촉진시키는 재생 기작을 이해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이번 연구는 EGF가 항암제나 방사선 요법을 받은 환자들의 혈액 시스템 회복을 가속화시킬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본문 출처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